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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클래식 FM과 아울로스 미디어가 함께 그린 음악풍경화 (사계) CD / 겨울 - 겨울 저녁

레이블 : Aulos Music
바코드 : 8809090672485
출시일 : 2011/01/19
장르 : 컴필레이션
상태 : 판매중
판매가 : 16,100
할인가 : 13,400 원 (120)
수량 :
1.스비리도프 ㅣ올드 로망스
Sviridov : Old Romance, Russian Symphony Orchestra, Mark Gorenstein (cond)
2.라일랜드 엔젤 ㅣBy the light
Ryland Angel : By the light, Ryland Angel (counter-tenor)
3.쇼팽 ㅣ녹턴 21번 C단조
Chopin : Nocturne 21 in c minor, Idil biret (piano)
4.멘델스존 ㅣ무언가 op.109
5.라흐마니노프 ㅣ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 - 1악장 알레그로
6.바그너 ㅣ오페라 <탄호이저> - '저녁별의 노래'
Wagner : opera (Tannhauser) - O! du mein holder Abendstern, Herman Prey (bariton)
Bratislava Philharmonic Orchestra, Kurt Wass (cond)
7.비발디 ㅣ화성의 영감 op.3-6, 1악장 알레그로
8.포레 ㅣ시칠리아노
Faure: Siciliano, Eszter Horgas (flute), Adrea Vigh (harp)
9.드보르작 ㅣ피아노 3중주 E단조 op.90 <둠키> - 1악장 렌토 마에스토소
10.모차르트 ㅣ바이얼린 소나타 E단조 K.304 - 1악장 알레그로
11.페르골레지ㅣ<스타바트 마테르> - 12곡 '내 육체는 썩을지라도 내 영혼은 당신의 선함을 찬양하리니
12.차이코프스키 ㅣ교향곡 5번 E단조 op.64 -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봄 - 봄날오후
여름 - 여름밤
가을 - 가을 아침
KBS 클래식 FM과 아울로스 미디어가 함께 그린 음악풍경화 - ‘사계’ 겨울 <겨울저녁>
앙상한 겨울 정원을 쓰다듬는 겨울 햇살처럼 시린 우리 마음을 쓰다듬는 선율...


01 스비리도프ㅣ올드 로망스
Sviridov : Old Romance, Russian Symphony Orchestra, Mark Gorenstein (cond)
스비리도프는 쇼스타코비치의 제자였지만 스승과는 조금 다른 음악적 길을 걸었다. 스비리도프는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가들처럼 위대한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텍스트로 다루는 능력이 뛰어났다. 스비리도프가 가장 존경했던 작가는 푸쉬킨이었다. 푸쉬킨 탄생 200 주년을 기념해서 태어난 작품이 바로 '눈보라' 였고, '올드 로망스'는 '눈보라' 에 담긴 가장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곡이다. 푸쉬킨의 '눈보라' 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 사랑의 운명이 엇갈린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주의 딸 마리아 가브릴로브나를 사랑하는 가난한 청년 블라디미르 니콜라예비치. 두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던 날 앞이 보이지 않도록 눈보라가 몰아쳤고, 블라디미르는 눈보라 속에 길을 잃어 교회에 도착하지 못한다. 엇갈린 운명 속에서 헤어진 뒤 블라디미르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또 한 사람의 주인공인 기병대의 부르민 대령은 눈보라 속에 길을 잃고 헤매다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던 한 밤의 교회에 도착해 우연하게 마리아의 신랑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마리아와 부르민 대령은 운명처럼 다시 해후하게 된다.


푸쉬킨의 원작에 의거한 영화 '눈보라' 가 만들어졌을 때 스비리도프의 '올드 로망스' 는 엇갈린 사랑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덕분에 스비리도프의 명성은 철의 장막을 넘어 서방세계에까지 알려지게 되었고, '올드 로망스' 는 눈보라 몰아치는 시베리아의 풍경을 아름답고 웅혼하게 그려낸 걸작으로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02 라일랜드 엔젤ㅣBy the light
Ryland Angel : By the light, Ryland Angel (counter tenor)
눈이 내려 쌓인 길을 홀로 걸어가는 사람의 뒷모습 같은 고적한 노래 'By the light'. 이 노래를 부른 카운터 테너 라일랜드 엔젤이 작곡하고 그의 동생 앤드류가 작사한 작품이다. 중세의 흔적, 러시아 민요의 느낌, 발칸의 정서까지 포용한 사랑의 노래가 시베리아의 바람처럼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첫 부분의 애절한 선율, 간주 부분의 이국적 인 분위기, 가사의 아름다움과 중세 카스트라토를 연상시키는 라일랜드 엔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이루어 낸다. 영국 출신의 카운터테너이자 싱어송라이터의 재능을 갖춘 라일랜드 엔젤은 브리스톨 성가대 단원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서 파리와 뉴욕을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다. 주어진 음악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찾아내는 재능이 탁월한 음악가,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되는 음악가다.


03 쇼팽ㅣ녹턴 21번 C단조
Chopin : Nocturne 21 in c minor, Idil biret (piano)
쇼팽은 스스로 만족스러울 만큼 다듬지 않은 작품은 세상에 내어놓지 않았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도 누이 '루드비카'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제가 죽은 뒤 만일 쓰다 만 작품이 발견되거든 불에 태워 없애주십시오. 저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작품을 남겨두거나 그런 작품이 널리 알려지는 것이 두렵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싶고, 실망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 부탁을 들어주세요.' 그러나 쇼팽의 부탁은 실현되지 않았다. 카프카의 친구 막스 브로트가 친구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카프카의 유작을 불태우지 못했던 것처럼 쇼팽의 누이 '루드비카' 도 쇼팽의 유작들을 불태우지 못했다. 인류를 위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쇼팽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책상 서랍에서는 발표되지 않은 몇 곡의 악보가 발견되었다. 그때 발견된 쇼팽의 유작 중 하나인 '녹턴 C단조' 는 오랫동안 잊혀졌다가 1938년에 바르샤바에서 출간되며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음악은 때로 고고학자가 발굴하는 옛 유물 같다. 바흐가 발굴한 멘델스존처럼, 루이 말 감독이 발굴한 에릭 사티처럼, 리스트가 되살려낸 슈베르트처럼, 그리고 20세기가 발굴한 파헬벨의 캐논처럼...


04 멘델스존ㅣ무언가 op.109
Mendelssohn : Lieder ohne worte op.109, Miklos Perenyi (cello), Zoltan Kocsis (piano)
멘델스존은 음악을 통해 풍경이나 사물을 그려내는 탁월한 화가이자 시인이었다. 풍경 앞에 앉아 화가가 붓을 들고 시인들이 펜을 꺼내듯 멘델스존은 어떤 순간을 오선지에 새겨 놓는다. 그 결정체와도 같은 작품들이 바로 '무언가' 다. 멘델스존은 모두 49곡의 '무언가'를 발표했다. 1830년부터 15년 간 띄엄띄엄 작곡을 했고, 6편 씩 묶은 작품집을 모두 8번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곡을 썼는데, 그것이 바로 이 음반에 수록된 무언가 op.109 이다. 멘델스존의 유작이다. 낭만주의 시대 음악가들은 현실 너머의 것, 꿈, 낮이 아닌 밤, 이룰 수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이 깊었다. '무언가' (Lieder ohne Worte), 말없는 노래라는 이 곡들이야말로 낭만주의 정신을 가장 충실하게 재현해 낸 작품들이다.


05 라흐마니노프ㅣ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 - 1악장 알레그로
Rachmaninoff : Piano concerto no. 2 in c minor op.18 - I. allegro,
Garrick Ohlsson (piano), Academy of St. Martin in the Fields Orchestra, Neville Marriner (cond)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1악장 첫 부분은 마치 시베리아에 몰아치는 폭풍우 같다. 일명 '크렘린의 종소리' 라고도 불리는 압도적인 선율이다.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노라는 우주를 종횡무진 누비는 조물주처럼 피아노를 통해 극한의 기량과 열정을 표현했다.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인물이었던 만큼 그의 작품들은 피아니스트들을 절망에 빠뜨리는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제자였던 라흐마니노프는 10대에 작곡을 시작해서 연주자로서나 작곡가로서 모두 다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20대 중반 그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우울증을 겪었다. 그를 진심으로 아끼는 의사 니콜라이 다르 박사의 도움으로 라흐마니노프는 슬럼프에서 벗어났고,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엄청난 명성을 라흐마니노프에게 안겨 주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1악장의 선율은 라흐마니노프의 생에 불어 닥친 폭풍우가 아니었을까? '얼마 후에 쓰게 될 피아노 협주곡은 멋진 곡이 될 것이다', 이런 자기 암시를 몇 개월이나 훈련한 끝에 멋지게 재기한 라흐마니노프는 자신의 명성을 되찾아준 이 작품을 니콜라이 다르 박사에게 헌정했다.


06 바그너ㅣ오페라 <탄호이저> - '저녁별의 노래'
Wagner : opera (Tannhauser) - O! du mein holder Abendstern, Herman Prey (bariton)
Bratislava Philharmonic Orchestra, Kurt Wass (cond)
오페라에 등장하는 사랑의 주인공들은 많다.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에 등장하는 기사 '볼프람' 은 사랑하는 사람을 먼 발치에서 지켜주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볼프람은 영주의 조카 엘리자베트를 사랑하지만, 엘리자베트는 일편단심 탄호이저를 사랑한다. 유혹에 휩쓸린 탄호이저를 흔들림없이 사랑하는 엘리자베트의 아름답고 순수한 마음에 감동한 볼프람은 멀리서 엘리자베트의 행복을 기원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엘리자베트는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고, 그것을 알게 된 볼프람이 애틋한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가 바로 '저녁별의 노래' 다.


오페라 <탄호이저> 의 주인공은 중세 독일의 민네징거 '탄호이저' 지만, 또다른 주인공은 아픈 사랑을 승화시키는 기사 '볼프람' 일 것이다. 저녁별이 엘리자베트의 영혼을 하늘로 인도해주기를 기원하는 볼프람의 노래, 헤르만 프라이의 저음이 볼프람의 깊고도 애틋한 사랑을 더없이 그윽하게 전해준다.


07 비발디ㅣ화성의 영감 op.3-6, 1악장 알레그로
Vivaldi : l'Estro Armonico op.3-6, I. allegro, Jindrich Pazdera (violin), Accademia Ziliniana
바흐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는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 이 서울의 지하철 역에 울려 퍼진다. 출근길 혹은 퇴근길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발걸음을 따라 들려오는 이 곡이 비발디의 작품인 것을 알고 있을까? 비발디의 음악은 마치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처럼 음악적 세례를 받는다는 느낌을 준다. '베네치아의 붉은 머리 사제' 라고 불린 그가 미사를 위해 많은 곡을 작곡했기 때문일 것이다. '화성의 영감' 은 비발디가 재직 중이던 피에타 고아원 소녀들을 위해 작곡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토벤처럼 웅장하지 않고, 모차르트처럼 천재적이지는 않지만 어쩐지 인간적인 매력을 물씬 느끼게 되는 작곡가 비발디. 그래서 우리는 거리에서 비발디의 선율을 들을 때면 걸음을 멈추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하철 역에 이 곡이 울려 퍼지는 것도 그런 이유는 아닐까? 오래 된 영화 '겨울 나그네'에서, 카메라가 긴 머리 나풀거리며 걸어가던 여주인공 다혜를 비출 때 울려 퍼지던 곡. 소녀처럼 청순하고, 겨울 저녁처럼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이 있어서 수백 년이 흐른 뒤에도 '화성의 영감' 은 이렇게 사랑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노을이 눈물겹게 아름다운 겨울 저녁에 들을 때 가장 아름다운 곡이다.


08 포레ㅣ시칠리아노
Faure: Siciliano, Eszter Horgas (flute), Adrea Vigh (harp)
가브리엘 포레는 프랑스의 위대한 음악가이자 존경 받는 교육자였고, 인간적으로도 따뜻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선율은 우아하고 격조 있는 프랑스의 영혼을 가장 잘 전달한다. '시칠리아노' 는 17세기 무렵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에서 생겨난 무곡을 일컫는다. 바흐에서 헨델, 스카를랏티, 쿠프랭을 지나 포레까지 이어지는 시칠리아노의 행렬. 시적이고 노래하듯 아름다운 선율을 담은 시칠리아노는 어느 작곡가의 작품이든 다정한 속삭임처럼 다가온다. 포레의 '시칠리아노' 는 시칠리아 섬의 산과 해안을 넘나드는 것 같은 유려한 선율이 인상적이다. 여인의 부드럽고 폭넓은 치맛자락 같기도 하다.


09 드보르작ㅣ피아노 3중주 E단조 op.90 <둠키> - 1악장 렌토 마에스토소
Dvorak : Piano trio e minor op. 90 'Dumky' - I. lento maestoso, The Rembrant Trio
'Dumky'란 슬라브적 정서를 담은 엘레지 'Dumka'의 복수형이다. 드보르작이 작품에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예술적인 형태로 받아들여진 'Dumka'는 우크라이나 지방의 애수 어린 무곡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보헤미아로 전해지면서 슬라브적인 유대감을 공유하는 음악으로 정착했다. 드보르작이 프라하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던 1890년에 작곡되고, 이듬해 프라하 시민회관에서 초연된 'Dumky'는 초연되었을 때부터 보헤미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민속적인 선율을 음악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드보르작의 예술성이 빛나는 작품이다. 저물 녘, 프라하 성에 올라 곡절 많은 시대를 통과해 유유히 흘러가는 블타바 강의 물결을 바라보는 사람의 뒷모습이 어울릴 것 같은 선율이다.


10 모차르트ㅣ바이얼린 소나타 E단조 K.304 - 1악장 알레그로
Mozart : Violin sonata e minor K.304 - I. allegro, Dimitry Sitkovetsky (violin), Antonio Pappano (piano)
모차르트가 남긴 바이얼린 소나타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단조로 된 유일한 소나타로 알려진 이 곡에서 느껴지는 애절함은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하며 작곡한 곡이라는 배경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만하임을 거쳐 파리로 여행하던 시기에 쓰여진 작품이어서 집을 떠나온 나그네의 고독이 담겨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연주회를 하면서, 멀고 고단한 여행길에 시달리면서도 이토록 아름다운 곡을 작곡한 모차르트. 신이 부여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천재였지만 모차르트는 평생 휴식이 그리웠던 것이 아닐까?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타지에서의 고독을 담아 그려놓은 선율이 모차르트의 눈물처럼 느껴진다.


11 페르골레지ㅣ<스타바트 마테르> - 12곡
'내 육신은 썩을지라도 내 영혼은 당신의 선함을 찬양하리니'
Pergolesi : Stabat Mater - XII. Quand corpus, Magda Kalma (sop), Julia Hamari (contralto), Hungarian Radio and Television Chorus
페르골레지는 26살에 폐결핵으로 요절한 천재 음악가다. 후세의 사람들은 그를 '이탈리아의 모차르트' 라고 부르기도 한다. '페르골레지가 없었다면 모차르트도 없었을 지도 모른다' 는 말이 있을 정도로 페르골레지는 짧은 생애동안 '오페라 부파' 의 역사를 확립하고 성가곡의 토대도 확실하게 다져 놓은 작곡가였다. 페르골레지는 폐결핵을 치료하기 위해 수도원에서 요양하며 'Stabat Mater' 를 작곡했고, 이 곡을 완성한 뒤 세상을 떠났다. 'Stabat Mater' 는 13세기 가톨릭의 종교적 시가로 십자가 위의 예수를 바라보며 고통스럽게 서있는 성모 마리아의 슬픔을 그리고 있다. 페르골레지 외에도 조스캥, 팔레스트리나, 비발디, 하이든, 로시니, 드보르작, 베르디, 프랑크의 'Stabat Mater' 가 전해지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페르골레지의 'Stabat Mater' 가 성모의 슬픔을 가장 절절하게 묘사한 명작으로 꼽힌다. 여성 소프라노와 콘트랄토를 위한 12곡의 'Stabat Mater', 페르골레지가 자신에게 바치는 레퀴엠 같은 곡이 아니었을까? 영화 '몬트리올 예수' 에는 이 곡이 너무나 인상적으로 등장한다.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 소녀가 지하도에서 부르던 이 노래가 화면에 흐르는 동안 '예수' 역을 맡은 배우가 쓰러져 가던 장면이 교차하며 슬픔의 극치를 이루었다. 너무 투명하고 슬퍼서 절로 눈물이 솟아오르게 하던 그 곡이 바로 이 음반에 실린 '내 육체는 썩을 지라도 내 영혼은 당신의 선함을 찬양하리니' 다. 페르골레지의 'Stabat Mater' 중에서도 가장 슬프고 가장 아름다운 곡이다.


12 차이코프스키ㅣ교향곡 5번 E단조 op.64 -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
Tchaikovsky :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 II. andante cantabile, Philadelphia Orchestra, Eugene Ormandy (cond)
차이코프스키의 '우울한 아름다움' 이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교향곡 5번은 1888년 작곡되어 그 해에 차이코프스키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차이코프스키의 3대 교향곡 중 하나로 꼽히는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서정성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러시아 출신의 작가이자 정신분석학자, '니체의 연인' 으로 더 유명했던 '루 살로메' 는 러시아 사람들에게만 존재하는 특별한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다른 민족에게서는 쉽게 공존할 수 없는 두 가지 성질이 공존한다. 단순함과 복잡함을 훌륭하게 나타낼 수 있는 능력이 이중적으로 존재한다.' 러시아 문학에 나타나는 이런 특징은 러시아 음악에서도 느낄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는 우울한 선율을 통해서 단순하고 스케일 큰 러시아의 풍광과 서정을 느끼게 한다. 교향곡 5번의 2악장에서도 차이코프스키를 통한 '러시아' 가, 우울하면서도 선 굵은 '러시아의 정서' 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특별히 이 음반에는 유진 올먼디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준비했다.


유진 올먼디는 1936년부터 1980년까지 44년이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화려하고 윤택한 '필라델피아 사운드' 를 구현했다. 가장 미국적인 연주를 선보이는 오케스트라가 가장 러시아적인 우수를 담은 작곡가의 작품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귀 기울여 보시기를...

봄날 오후의 설렘, 여름밤의 추억, 가을 아침의 투명한 서정, 그리고 겨울 저녁의 침묵. 그들과의 동행 ...12년 전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듯 . . .12년 전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듯 시간을 뛰어넘어 1998년으로 되돌아간다. 낡은 책장 속의 오래된 책들이 시간의 흔적만큼 정겨운 책 내음을 품고 있듯이 음반 속의 글도, 사진도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 안의 음악들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예전과 너무나 달라진 첨단의 미디어 시대, 마음만 먹으면 어떤 경로든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 시대에 옛 음반을 다시 세상에 내어놓으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라디오이기 때문이라고.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라디오에 기대는 아날로그적인 정서는 바뀌지 않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나 또한 라디오를 친구삼아 젊은 날을 보냈고, 지금도 여전히 라디오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사계' 음반은 라디오와 더불어 시간을 보내고 계절을 맞이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업이었다.
12년 전 '사계 시리즈'를 만드는 동안 경험했던 행복한 고통들을 떠올려 본다.
모스크바에서 차이코프스키 콩쿨을 취재할 때 만났던 사람들의 소박하고도 깊은 음악사랑.
자신들이 가진 가장 깨끗한 옷을 차려 입고 성스러운 표정으로 음악회장으로 들어서던 그들의 눈빛을 기억한다. 그 눈빛엔 이념도, 가난도 없었다. 오로지 음악에 대한 사랑만이 넘쳤다. 클래식의 힘은 바로 그런 것이리라. 오랜 세월 변함없는 친구처럼,
작은 물결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배처럼 깊이와 넓이를 가진 음악. 이 음반이 애청자들 곁에서 오랜 친구처럼 마음을 나누고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사계 시리즈'를 다시 준비하면서 지키려 했던 가장 큰 원칙은 '아쉬움이 있더라도 첫 번째 작업의 흐름을 그대로 살리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저작권이나 음원 사용에 변동이 생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연주자나 곡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가을'의 타이틀곡으로 발매 당시 화제를 모았던 Inessa Galante의 Ave Maria를 싣지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몇 년 전 레코드실에서 발견한 보석같은 Irina Arhipova의 Ave Maria를 대신 담게 되어서 역설적인 기쁨을 느낀다. 메조소프라노와 오르간, 트럼펫, 그리고 성당의 깊은 울림이 또 다른 감동을 주리라 생각한다. 이 음반에 수록된 음악들이 최고의 명반, 최고의 명연주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보다 많은 애청자들이 클래식에 한걸음 다가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내 방송생활 25년,
나의 젊음을 관통한 클래식 FM과 함께한 시간이 이 안에 응축되어 있다.
이 겨울, 나는 참 행복하다.
이 음반을 다시, 클래식을 사랑하는 애청자 여러분께 내어 놓을 수 있어서.....
프로듀서 김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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