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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Ji Hoon Kim) / 안재진 (Jaejin Ahn) CD / Locutions (A Tribute To Jim Hall)

레이블 : Audioguy
출시일 : 2014/04/16
장르 : 재즈/블루스
상태 : 품절
판매가 : 18,000
할인가 : 13,800 원 (130)
수량 :
1.Why?
2.Anzie
3.Always Be Yourself
4.Moonbow Waltz
5.Say Hello To The Reading Girl
6.Jiho
7.The Empty Beach
8.A Night Bird Who Troubles My Sleep
9.About Monk 
동시대 재즈의 가장 위대한 스승께 헌정하는 젊은 대담(對談) ‘Locutions

2013년 12월 10일, 재즈 기타리스트 짐 홀(Jim Hall)이 세상을 떠났다. 일생을 오로지 음악에 헌신한 그는 소위 밥(Bop)이라 일컬어지는 모던 재즈의 탄생과 함께 성장했고, 그 탄생의 주역들과 함께 연주 경력을 쌓기 시작했으며, 진보적이고 학구적인 음악성을 바탕으로 현대 재즈 임프로비제이션(improvisation)의 기법을 정립한, 북미 음악사의 위대한 거장이자 동시대 모든 재즈 음악가들의 위대한 스승이다. 과거 방대한 분량의 쉼 없는 창작 작업을 통해 당대 유럽의 음악 기법들을 총망라하고 또 한층 발전시킨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찬란한 업적과 짐 홀의 그것을 나란히 비교한다면 이는 지나친 확대 해석일까. 하지만 팻 메시니(Pat Metheny), 피터 번스타인(Peter Bernstein) 등을 비롯한 현대 재즈 기타의 사실상 모든 거인들이 그네들 음악 인생의 가장 중요한 스승으로 하나같이 짐 홀을 꼽고 있다는 점은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이 음반 ‘Locutions─A tribute to Jim Hall’을 녹음한 김지훈과 안재진 역시 재즈를 듣고 배움에 있어 짐 홀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으니, 마치 어린 아이가 부모의 말을 흉내 내며 언어를 습득하고 그렇게 전해진 언어적 습관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잔재하듯, 짐 홀이 남긴 연주 기록들을 교과서 삼아 자신들만의 음악 언어를 갈고 닦은 후배 재즈 음악가들의 연주 속에서 우리는 짐 홀을 다시금 만나 볼 수 있는 셈이다. 짐 홀은 여러 일반적인 형태의 재즈 캄보(combo)뿐 아니라 유럽 고전음악의 전통에 기반을 둔 실내악단을 자신의 레퍼토리 안으로 초대해 전혀 새로운 모습의 재즈를 선보이는 등 디스코그라피 전반에 걸쳐 몹시 다채로운 편성들로 무수한 걸작들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듀오, 특히 피아니스트와의 듀오 작업에 무척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피아노의 시인 빌 에반스(Bill Evans)와 이중주로 녹음한 두 음반은 재즈 역사상 가장 숭고하고 감동적인 작품들로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며, 이후에도 미셸 페트루치아니(Michel Petrucciani), 엔리코 피에라눈치(Enrico Pieranunzi) 그리고 제프리 키저(Geoffrey Keezer)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색깔의 피아니스트들과 다수의 인상적인 기타-피아노 듀오 녹음을 남긴 바 있다. 평생토록 늘 재즈 연주의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론들을 끊임없이 제시하며 재즈 역사 전체를 뿌리째 뒤흔든 그였지만, 열거한 모든 소편성 작품들에 있어 그는 특유의 온화함과 섬세함이 엿보이는 원숙한 앙상블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탁월한 음악적 균형감각이 두드러지는 결과물들만을 내놓았다는 점은 시종여일한 공통점이다. 이 음반 또한, 기타 명인의 이름을 내건 헌정 음반이라고 해서 단순히 기타의 음색과 연주가 음반을 지배하고 주도하는, 기타리스트 리더작은 아니다. 단지 짐 홀의 악기 다루는 재능만이 아닌 그가 듀오라는 편성에 집중하며 발현한 다정하고도 치밀한 화법에 경의를 표하고자 기획된 협연이기 때문이고, 앞서 언급한 짐 홀의 압도적인 음악적 영향력은 비단 자신과 동일한 악기를 다루는 이들에게만 국한되어 전해진 것이 아닌 까닭에서다.

빌 에반스부터 제프리 키저까지, 짐 홀에게 영감을 준 여러 피아니스트들의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스스로 짐 홀의 음악 어법을 계승하고 또 이를 멋들어지게 피아노로 옮겨 노래한 김지훈은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20대 중반의 촉망받는 연주가이다. 베이시스트 조민기, 드러머 이창훈과의 트리오 편성으로 녹음한 리더 데뷔작 ‘On early style’ 그리고 동일한 편성으로 최근 발표한 신보 ‘Preeminent’가 연이어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작으로 선정되는 등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2013년에는 유럽의 권위 있는 재즈 컴피티션 ‘라이든 재즈 어워드(Leiden Jazz Award)’에서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는 등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음악 영재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지훈의 동물적인 리듬 감각과 생동감 넘치는 터치의 피아노에 조화해 함께 이 대담을 구성하고 있는 또 다른 어투(語套)의 주인공, 동갑내기 기타리스트 안재진은, 일찍이 20세의 어린 나이로 도화한 뒤 헤이그 왕립 음악원과 동 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그곳에서 에이프 알버스(Eef Albers), 마르타인 판 이터슨(Martijn van Iterson) 등의 대가들을 사사하며 사려 깊은 그들 유럽 음악가들에게 이식된 짐 홀의 화술을 충분히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켰다. 베이시스트 루벤 사마마(Ruben Samama), 피아니스트 월터 울프(Walter Wolff) 등을 발굴하며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재즈 레이블로 발돋움한 오에이피 레코드(O.A.P. Records)를 통해 첫 리더작 ‘Lazy step’을 유럽의 콧대 높은 음악 시장에 발표하고 호평을 얻는 등 김지훈과 마찬가지로 가히 범상치 않은 활약상을 맹렬히 선보이고 있는 무서운 신예인 것이다. 트랙리스트는 두 사람과 이들 지음의 오리지널 넘버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김지훈이 사이드맨으로 참여한 안상준 쿼텟의 음반 ‘Respect others’에 수록된 안상준의 곡 ‘Why?’, 같은 음반에 수록된 김지훈의 곡 ‘The empty beach’, 김지훈 트리오의 두 번째 음반 ‘Preeminent’에 수록된 김지훈의 곡 ‘Always be yourself’, 안재진 트리오의 음반 ‘Lazy step’에 수록된 안재진의 곡 ‘Jiho’ 등을 듀오 편성으로 다시 녹음해 재즈 감상의 재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김지훈은 암스테르담에서 써 온 고혹적인 분위기의 신곡 ‘Moonbow waltz’, 솔로 피아노로 연주한 즉흥곡 ‘A night bird who troubles my sleep’ 등을 보탰고, 안재진이 가져 온 짧은 모티프를 두 사람이 즉흥적으로 발전시켜 완성한 ‘Say hello to the reading girl’이 추가로 수록됐으며 이 밖에도 안재진은 경쾌한 훵크 스타일의 ‘Anzie’와 마치 델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의 컴포지션을 짐 홀이 기타로 옮겨 연주하는 듯 익살스런 분위기가 돋보이는 ‘About Monk’ 두 곡을 더 보탰다. 우수 박자와 기수 박자, 스윙과 스트레이트의 다수한 조합들을 토대로, 듀오라는 편성의 장점과 매력을 한껏 살리고자 그 어떤 곡에서도 사전에 분명하게 약속된 리듬 체계 없이 두 사람은 솔로잉(soloing)과 컴핑(comping)의 영역을 자유로이 넘나들고 표현하며 갖가지 톤 컬러들을 즉흥적으로 창조해 내고 있다. 더블 베이스의 워킹(walking)과 같이 일관된 태도로 펄스(pulse)를 수호하는 존재나 장치 없이 각자가 제삼자의 입장에서 템포의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막상 서로의 음표와 간격, 신호와 반응에는 더욱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쉽지 않은 앙상블이건만, 엿듣는 이의 마음은 편안하기만 하다. 악기 연주의 숙련도 및 재즈 앙상블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부족했거나 자칫 한 순간만 방심했어도 이내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을 어려운 시도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플루트 음악의 개척자 요한 요하임 크반츠(Johann Joachim Quantz)는 음악이 예술적 ‘언어’일 뿐 다른 그 무엇도 아니라고 주창했다. 바로크 음악 정격 연주의 선구자이자 관현악 분야에 있어 현시대 최고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지휘자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Nikolaus Harnoncourt)는 저서 ‘Musik als klangrede’에서 크반츠의 이 같은 발언을 비롯해 18세기 초의 많은 음악가와 음악학자들이 ‘음악에서의 화술’에 대해 피력한 부분들을 인용하고, 해당 이론들을 검토하거나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언어에 음악을 빗대어 여러 가지 음악적 원리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온 시각에서 접근했을 때, 이미 정해져 있는 음표들의 나열을 보다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애써야 하는 클래식 음악에서의 기악은 언어학의 갈래에서도 차라리 음성학(phonetics)에 더 가까울지 모를 일인 반면, 선각들이 남긴 어구(語句)들을 배우고 그 속의 어휘들을 수집해 익힌 다음 주어진 상황에 따라 이를 즉흥적으로 조합해 매번 새로운 문장을 발음해야 하는 재즈야 말로, 솔로잉과 컴핑의 상호 역할 모두에 있어 철저하게 ‘콜 앤드 리스폰스(call and response)’의 대화적 인터플레이(interplay)에 의존한 채 진행되고 완성되는 모던 재즈야 말로 보다 언어 그 자체에 근접한 형태의 음악 장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피아노와 기타라는 전혀 다른 성대를 가진 여기 두 젊은이는 두 악기의 서로 다른 구조만큼이나 상반된 어투를 사용하는 듯하지만, 서로 묻고 답하길 반복하며 오고 가는 문장들의 짜임새에 또 문득 닮은 구석이 많다는 사실을 그리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밝혔듯 두 사람 모두 짐 홀이라는, 동일한 선각의 발음을 들으며 재즈라는 이름의 언어를 습득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두 개의 어투들이 뒤섞여 무려 아홉 개의 주제를 놓고서 치열하게 문답하는 이 기나긴 대담 어디에서도 불화나 마찰을 찾아볼 수 없고, 패기 넘치는 두 웅변가가 각자의 출중한 문장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지만 마치 한 목소리인 듯 자연스러운 울림을 형성한다. 마찬가지로 짐 홀에게서 배운 대담의 기법, 즉 민감한 청력으로 서로의 발언에 귀 기울이며 시종 넉넉하게 배려하는 앙상블의 미덕 역시 이 같은 음악적 완성도에 큰 몫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글 홍지현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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