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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내 CD / 1집 야생의 밤

레이블 : (주)미러볼뮤직
바코드 : 8809447083674
출시일 : 2016/03/04
장르 : 인디
상태 : 품절
판매가 : 14,000
할인가 : 11,000 원 (110)
수량 :
1.겨울남자
2.유령
3.아주 먼 곳
4.유소년의 비애
5.밤공기
6.야생의 밤
7.꽃
8.마음
9.사탄
 
낯설지만 친근하게 - 푸르내 1집 <야생의 밤>

2013년에 결성한 밴드 푸르내는 2016년이 되어서야 그들의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하기에 이른다. ‘얼마나 앨범에 정성을 들였길래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그들의 1집 <야생의 밤>을 레코드 샵에서 집어 들었다. 때는 2016년 3월 3일이었다. 추위가 완전히 떠나지는 않았지만 거리에 은은하게 피어나는 화사함이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봄과 함께 나타난 푸르내의 첫 앨범을 집에 돌아와서 플레이어에 걸었을 때 첫 곡 ‘겨울남자’의 마이너 기타리프가 시작되었다. 봄에 찾아온 겨울남자라... 이 역설적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려던 찰나에 곡은 따뜻한 기타연주로 채워지고 있었다. ‘겨울남자’는 이러한 역설적 상황을 온몸으로 표현하려는 듯이 차가움과 따뜻함을 곡 전체에 교차시키고 있다. “언젠가 나에게 당신의 진실을 말해줄 사람이 나타나 준다면...” 진실을 찾아 고독하게 헤매는 인간의 심정을 담고 싶었던 것일까. 의문을 던지는 이 가사가 머릿속을 맴돌고 있을 때 다음 곡 ‘유령’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유령’의 매력은 기타, 베이스, 드럼의 쫀쫀한 리듬 워크와 그 위에서 노니는 리드기타의 하늘거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에서 가장 신나는 곡인 이 노래를 듣다 보니 어느새 수줍게 어깨를 들썩이는 내 몸이 유리창에 비치고 있었다. 다음 트랙 ‘아주 먼 곳’은 80년대 가요의 절제된 감수성을 전달하는 아련한 분위기가 가득한 곡이다. “언젠가는 나도 남겨질 테니”라는 마지막 가사는 이 노래의 감성 전체를 대변하고 있는 듯했다. 이 쓸쓸한 가사를 내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덤덤하고 건조하게 노래를 하는 보컬을 듣고 있으니 그의 눈빛이 문득 궁금해졌다. 이 궁금함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유소년의 비애’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이 노래도 어떤 쓸쓸함이 은은하게 묻어나는 곡이다. 쓸쓸함은 푸르내의 뿌리인 것일까...? 하나의 감성으로 이 밴드의 느낌을 확정 지을 수는 없지만, 쓸쓸함은 푸르내가 가진 대표적인 감성들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감정의 흐름을 끊이지 않고 표현하는 것만 같은 리드기타가 수를 놓는 ‘유소년의 비애’를 지나면 더욱더 느리고 잔잔한 넘버인 ‘밤공기’가 이어진다. 마치 어두운 지하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곡을 들으면서 나는 그 특유의 차가움에 등골이 서늘해져 창문이 열렸는지 몇 번을 확인했다. 창문은 닫혀있었지만 방안은 온통 밤공기로 가득했다. 이 앨범으로 인해 봄이 몇 달 미뤄질 것만 같았다. 다음 트랙은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었던 ‘야생의 밤’이다. 이 뭔가 신남과 차분함 사이에서 달리는 느낌이 이상하게 나를 끌어당겼다. 욕망에 이끌려 거리를 방황하는 자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긴 가사는 또 그렇게 건조한 목소리에 실려서 오묘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다시 야생처럼 이름 없이...” 그렇다. 야생엔 이름이 없다. 야생이라고 하니 또 야생화가 생각이 나는데 때마침 다음 곡이 ‘꽃’이다. 상대적으로 경쾌하게 시작하는 이 곡은 곡 후반부에서 쓸쓸한 감정을 보이면서 마무리된다. 여러 감수성을 한 곡에 잘 담아내는 푸르내의 능력에 또 한 번 감탄하는 순간이었다. ‘마음’은 푸르내의 첫 싱글 “시장속으로”에도 실렸던 곡인데 이 앨범에는 좀 더 빠르게 재녹음한 버전이 실려 있다. 한층 업된 분위기의 드러밍과 후렴구에 삽입된 키보드 사운드는 흐물흐물 춤을 추기에 정말 적격이었다. 흥분된 후주가 끝나고 나니 이 앨범의 마지막 연주곡 ‘사탄’이 흘러나왔다. 이 곡을 들으면서 나는 앨범 커버를 쳐다봤다. 한결 우아한 느낌을 주는 앨범 커버와 시크한 사악함이 배어있는 사탄을 함께 감상하고 있자니 모순된 감수성이 이제 더 이상 모순이 아니라 야릇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렇듯 2016년 봄에 찾아온 푸르내의 첫 앨범은 뭔가 모순된 감성을 한 곳에 어우러지게 하는 야릇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차갑기도 하면서 따뜻하고, 신나기도 하면서 차분한 그 오묘함. 이러한 푸르내만의 특이성은 마치 리스너들과 밀당을 하는 듯하다. 다시 말해, 친근하다고 느끼는 순간 낯설어지고, 낯설다고 생각하면 또 어느새 친근하게 손을 흔드는 음악. 푸르내는 그 대립의 한 가운데를 자극하는 실험을 행하고 있었다. 봄손님 푸르내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개발될 내 감성의 한구석에 단단히 자리를 잡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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