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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monium(아르모니움) / Si on avait besoin d'une cinquieme saison (fold open / textured MINI - LP sleeves)

레이블 : 미디어아르떼
출시일 : 2008/06/01
장르 : Progressive/ Art Rock
상태 : 품절
판매가 : 18,000
할인가 : 13,500 원 (130)
수량 :
1. Vert (5:35)
2. Dixie (3:26)
3. Depuis L'automme (10:28)
4. En Pleine Face (4:50)
5. Histoires Sans Paroles (17:12) 
아르모니움(Harmonium)
“제 5의 계절이 필요하다면(Si On Avait Besoin D'une Cinquieme Saison)”

음반의 감상과 컬렉션을 병행하는 애호가라면 어떤 음반에 대한 특별한 기억 한 두 가지쯤은 마음에 담아 두고 있을 것이다. 특히 특별한 느낌의 음악으로 굵고도 짧은 열정을 토해내고 명멸해간 아티스트들이 많았던, 그래서 희소성과 소장가치가 높은 음반이 많을 수밖에 없는 아트 록(Art Rock)의 애호가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아르모니움의 두 번째 앨범인 이 작품은 자주 제작 음반도 아니며, 또 아트 록 애호가들 사이에서 높은 지명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을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어렵게 이 음반을 손에 넣은 애호가들 대부분이 특별한 기억을 가지고 있으리라. 필자 또한 이 음반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90년대 중반이었던가. 이 앨범 한 장 때문에 다니던 회사를 결근하면서까지 서울과 부산을 오가던, 그 기차 속에서의 설레임과 턱 밑까지 차 오르던 행복감...... 그리고 보름 동안의 중독 현상까지 이 음반을 통해 남게 되었던 짧은 기억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앨범 의 아름다움으로 아트 록 역사에 길이 남을 아르모니움은 70년대 중반 캐나다 퀘벡을 대표하는 그룹이었다. 팝 음악에서는 좋은 뮤지션들을 많이 배출했던 캐나다이지만, 아트 록에 있어서는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아티스트가 거의 없는 편이기도 하다. 아르모니움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을 끌었던 클라투(Klaatu) 정도가 대표적인 그룹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국내 애호가들에게도 검증된 바와 같이 이들의 음악적인 역량만큼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 높은 것이었다. LP 디자인의 느낌이 온전히 재현될 수는 없겠지만, 음반의 내지 바깥 면을 펼쳐보자. 사람 얼굴이 들어있는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역시 사람 얼굴의 나비가 날고, 무지개가 뜬 작은 동산에 멤버들로 보이는 다섯 명의 사람과 토끼들이 묘한 색감으로 그려져 있는 수채화가 들어 있는 앨범 커버부터가 범상치 않은 느낌을 준다. 깨끗한 포크록을 바탕으로 멜로트론을 비롯한 다양한 악기들이 만들어 내는 매혹적인 사운드와 추상적인 가사를 담은 이 앨범은 커버만큼이나 독특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명작으로, 아트 록 역사 속의 빛나는 보석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풍금이라는 뜻의 그룹명을 지닌 아르모니움. 그 역사는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룹의 리더이며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Serge Fiori가 당시 연극 배우이자 이 음반에서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를 들려주는 Michel Normandeau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베이스 주자인 Louis Valois가 가세하여 포크 트리오로 출발한 이들은 맑고 투명한 포크록을 담은 동명 타이틀의 데뷔 앨범이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이후 이들의 음악 행보가 아트 록으로 향하였지만, 이들의 데뷔 앨범은 골수 포크 애호가들에게도 사랑 받을 만한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이어서 75년에 Pierre Daigneault와 Serge Locat가 참여한 5인조 그룹으로 두 번째 앨범 을 발표한다. 역시 포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보다 풍성하고 세밀해진 사운드가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담겨져 있는 음반이다. 전편에 걸쳐 펼쳐지는 어쿠스틱 기타와 Pierre Daigneault가 연주하는 플루트를 비롯한 다양한 관악기들, 그리고 물밀 듯이 밀려오는 멜로트론의 조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전하며 아트 록 명반 대열에 합류한 작품이다. 76년에는 리드 악기를 담당했던 Pierre Daigneault가 그룹을 등지고 드럼 주자 Denis Farmer가 합류하여 3집 를 발표한다. 앞선 앨범들과는 대조적으로 박력 넘치는 드럼 연주가 등장하고,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오케스트레이션이 추가되어 대단히 웅장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이 음반 역시 그 수준을 간과해 버릴 수 없는 뛰어난 작품으로 아르모니움의 팬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3집 발표 이후 캐나다와 미국 라이브 투어를 가지기도 했던 아르모니움은 77년 한 매체에서 그룹의 해체를 발표하는 등 위기를 맞게 된다. 그 사연은 확실하게 남아 있지 않지만 앨범 이후 그룹의 앨범 작업은 없었고, Serge Fiori는 캐나다의 포크 듀오였던 Seguine의 Richard Seguine과 듀오 앨범 를 발표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룹 해체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여지는 사건은 4집 앨범의 발표이다. 앨범의 공연을 기초로 한 라이브 앨범 가 80년에 세상에 나오지만, 멤버들의 동의 없이 발매된 이 음반은 앨범 전량 수거라는 씁쓸한 결과를 낳게 된다. 유감스러운 음반이었지만 아르모니움의 생생한 라이브를 담은 기록으로 뛰어난 내용을 담은 앨범으로 평가되었다. 이 사건 때문이었는지 그 해에 Serge Fiori와 Michel Normandeau가 그룹을 떠나면서 아르모니움은 완전히 해산되고 말았다.

앨범의 수록곡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섯 번째 계절을 각각 묘사하고 있다. “봄, 그리고 색(色)들의 도래”라는 부제를 지닌 첫 곡 ‘Vert(초록)’은 봄날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연상되는 플루트로 시작하여 생기 넘치는 봄의 정경을 투명하고도 상큼하게 그려내고 있다. 리듬과 멜로디, 어쿠스틱 사운드의 싱그러움이 봄 뿐만 아니라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활력을 선사하는 트랙이다.
비 온 뒤의 여름날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두 번째 트랙 ‘Dixie(딕시)’는 제목처럼 재즈적인 터치가 많이 가미된 이색적인 곡이다. “여름, 그리고 열기의 도래”라는 부연 설명처럼 풍부한 리듬감 속에 현란한 관악기의 연주가 유쾌한 생동감을 전달한다.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이 곡은 필자가 알고 있는 모든 음악들 가운데 가장 기분 좋은 곡이기도 하다.
“가을, 많은 것들의 떠남”을 부제로 하고 있는 세 번째 트랙 ‘Depuis L'Automne(가을이래로)’는 많은 애호가들이 심취했던 앨범의 백미로 쓸쓸한 가을 바다의 파도처럼 밀려드는 Serge Locat의 멜로트론 음향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는 곡이다. 또한 가벼움과 무거운 깊이를 동시에 지닌 Serge Fiori의 보컬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하는 곡이기도 하다. 10여분에 이르는 대곡인 이 곡은 겨울을 눈앞에 둔 가을의 상실감을 골 깊은 감동으로 전하는 아르모니움 최고의 명곡으로 손색이 없다. 가을이면 아트 록 애호가들의 손길을 끄는 The Enid, Strawbs, Peter Hamil이 각각 같은 제목으로 표현했던 명곡 ‘Autumn’을 뛰어 넘는 예술미와 중독성을 지닌 곡이 아닌가 싶다.
네 번째 곡 ‘En Plein Face(얼굴 가득히)’는 “겨울, 많은 사람들의 떠남”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겨울을 묘사하고 있다. 후반부의 낭만적인 멜로디와 아코디언의 인상적인 연주가 여운을 남기는 아름다운 곡이다.
음반의 대미를 장식하는 ‘Histoires Sans Paroles(무언의 이야기들)’은 “다섯 번째 계절”이라는 부제를 가진 곡으로 제목처럼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다. 17분에 달하는 이 대곡은 “L'isolement(고립)”-“L'appel(외침)”-“La Rencontre(만남)”-“L'union(결합)”-“Le Grand Bal(장대한 무도회)”라는 다섯 개의 테마로 나뉘어져 있다. ‘Depuis L'Automne(가을이래로)’와 함께 애호가들의 찬사를 받아 온 이 곡은 완벽하고 치밀한 구성 안에 숨이 막힐 듯한 아름다움이 극도로 고조된 감정으로 표현되고 있는 감동적인 트랙이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멜로트론 음향의 감동, 그리고 무엇보다 섬세하면서도 알 수 없는 깊이를 지닌 Serge Fiori의 보컬...... 귀속으로 밀려들어 왔던 이 소리들의 여운이 사라질 즈음이면, 문득 음반의 내지 속에 있는 그림을 다시 쳐다보게 된다. 어두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건물들과 가면을 쓰고 거리에 모인 사람들이 있는 도시의 풍경과, 앙상한 가지만을 드리운 나무가 있는 겨울의 풍경. 모노톤으로 그려진 이 두 개의 그림 위로 아름다운 색깔을 가진 나비들과 나비의 날개를 달고 있는 인간이 지나 간다. 그림이 암시하는 바를 알아 낼 길이 없다. 30년 전 아르모니움이 말하려 했던 ‘제 5의 계절’은 무엇이었을까? 어느 작가가 “세모(歲暮)는 좀 더 깊은 고민을 요구하는 제 5의 계절”이라고 한 것처럼 나름대로 정화의 시간을 가지는 1년의 끝을 뜻하는 것일까? 아니면, 게오르규의 “25시”처럼 모든 희망이 사라져 버리는 전쟁을 상징한 것일까? 음반의 커버나 내지에 있는 그림처럼 그것은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계절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가면 속에서 퇴색되어 가는 인간의 모습과 본연의 색깔을 잃지 않는 자연이 대비되는 “제 5의 계절” 속에서, 변해버린 인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희망의 실마리를 모색하려는 꿈. 이 음반에 중독되었던 필자의 쓸데없는 잡념일 뿐일지도......
아무튼 늦게나마 아르모니움의 이 음반이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가 된다는 사실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고, 또 한편으로는 믿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아직 이 명작을 만나지 못한 많은 애호가들이 좀 더 쉽게 이 음반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또 이들의 음악으로 인해 잊지 못할 기억을 가질 수 있기 바란다.

2005년 3월
황윤기 /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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