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미 섬의 정령이 깃든 목소리로 불리는 안나 사토(Anna Sato)의 보컬이 돋보인다. 특히 이번 앨범은 보다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美しい地球た生まれ (아름다운 지구에 태어나)]에서는 동화적인 팝의 전형적 구성을 취하다가도, [まつリの夜 (축제의 밤)] 에서는 정열적인 라틴풍의 리듬을 보여준다.
[아모레]에서는 세련된 보사노바 편곡이 돋보이며, [過ぎゆく季節 (흘러가는 계절)]은 애절한 멜로디의 발라드풍 구성이다. 팝, 라틴음악, 보사노바, 전통음악을 넘나드는 영민한 감각이 돋보인다.
어려서부터 섬 지역의 고유한 노래를 배우기 시작한 안나 사토(Anna Sato)의 음색은 다양하게 변화하는 섬 지역의 기후만큼이나 다채롭다. 청아하게 음을 갈무리 짓다가도 고음 영역에서 날카롭게 울부짖기도 한다. 조용한 바다처럼 다소곳하게 음을 마무리 짓기도 하며, 고음 영역에서 최대한 감정을 고양하며 날카롭게 내지르기도 한다.
드라마틱한 구성의 팝 싱글에서는 청아하면서 폭발력 있는 가창을 보여주는 반면 애잔한 멜로디가 뼈대를 이루는 곡에서는 최대한 발성을 자제한다. 다양한 장르와 사운드 스펙트럼에 맞춰 창법을 조금씩 바꿔가며 곡의 분위기에 호응을 이루는 안나 사토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느긋한 듯하지만 단단하다.
전통에 대한 조급함이 없다는 미덕은 독특한 청량감이 되었다. 정통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난해하지 않은 설득력이 있다. 일본 전통 민요가 어떻게 외연을 확장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