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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놀이 (관악자작곡놀이) CD / 야간활동

레이블 : Mirrorball Music
출시일 : 2010/03/16
장르 : 컴필레이션
상태 : 판매중
판매가 : 13,000
할인가 : 9,700 원 (90)
수량 :
1. 엄마한테 비밀 – 엄마한텐 비밀이야
2.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 냄새
3. Soul Park (쏘울파크) – Escape from the Inertia
4. The Flatshoes (플랫슈즈) – 녹차 프라푸치노
5. 자마이칸 로맨스 – 좋아좋아
6. 김용호 – Rush Hour
7. Madicide (메디사이드) – Day of Deletion
8. Maerchen (메르헨) – 안녕, 안녕
9. Pink Moon (핑크문) – 어쨌든 이건 아닌데 
이상한 컴필레이션이 등장했다. 수록된 곡들 간에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얼핏 봐도 그렇고, 다시 꼼꼼히 들어봐도 그렇다. 모던락과 일렉트로닉 팝에서 데스메탈, 하우스, 즉흠 감상곡까지. 가사도 장르도 일관성이 없는 이 음반의 정체는 무엇일까.

관악자작곡놀이, 줄여서 관자놀이. 이들은 서로 취향도, 말투도, 술버릇도 다르지만 ‘관악에서 음악하는 청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인 창작집단이다. 그러니까 이 음반은 서울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9팀의 대학생 뮤지션들이 내놓은 결과물인 셈이다. 음반에 공통된 음악 컨셉이 없는 것은 이들의 목적이 비슷한 ‘소리’ 내기가 아니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상황은 무엇인가? 요약하자면 ‘대학문화와 몰래 하는 밴드질’이다.
음반 제목 ‘야간활동’과 타이틀곡 ‘엄마한텐 비밀이야’가 이 비극을 적절하게 표현한다. 진로에 대한 압박이 불청객처럼 쳐들어오는 시기, 그 와중에 음악을 하겠다는 건 적잖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렇게 대놓고 음반을 내면서 딴따라질을 ‘인증’하고 있지만 음반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사실 불안함에 떨고 있다. 엄마가 알면 어떡하지? 교수님이 알면 어떡하지? 사장님이 알면 어떡하지? ‘대학’이라는 시간과 공간은 음악하기에 적합한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다. 대학생 밴드는 누가 더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 리프를 잘 따라하나 경쟁하면서도 ‘자작곡’에 대한 반응은 시큰둥하고, 어떤 교수님들은 기타 치는 젊은것들을 보며 ‘대학이 뭐 하는 데야! 대학생은 공부를 해야지!’라고 호통 치기도 한다. 그래서 대학생들은 도피처를 찾기 시작한다. 소심한 뮤지션들은 밤의 자취방으로 숨어든다. 그곳에는 졸업의 압박도, 명절의 공포도 없다. 문을 꼭 잠그면 엄마도 도둑도 들어오지 못한다. 3.5평 자취방에서 기타를 퉁기는 동안, 그 밤과 이어지는 새벽의 몇 시간 동안, 그 동안 찾아 헤매던 모든 것들이 여기에 있다. 매일 밤 새로운 밤놀이. 자기 혼자 만드는 오르가즘. 이어지는 야간활동.

이렇게 뮤지션들을 밤으로 몰아내는 무엇이 있다면, 다른 한편에 ‘대학문화가 변질되었다’고 욕하는 몇몇들이 있다. 대학축제에 원더걸스가 왔다고, 그 원더걸스를 넋 놓고 바라보는 수백 명의 고시생들이 있었다고, 그래서 대학엔 희망이 없다고, 무엇이 사회문제고 무엇이 아닌지를 규정하는 막강한 권력 ‘9시 뉴스’에서 선언한다. 이러한 비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욕만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선을 대학의 ‘바깥’(언론에서 생산해내는 수많은 20대 담론, 비평가의 시선, 기성세대의 바람 등등)이 아닌 ‘안’으로 돌려야 한다.

여기서부터 관자놀이 기획자의 치밀한 음모가 끼어드는 순간이다. 대학 문화의 가능성은 대학 내부의 창작자들에게 있다. 어떠한 지원도, 제도적인 도움도 받지 않고 자기 작업을 꾸려나가는 골방 뮤지션들에게 주목해야 한다. 창작가들은 따로따로 존재하지만, 모여야만 하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함께 충당해야 하고, 혼자 작업하면서 느끼는 ‘외로움’을 해소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이들이 ‘연대’해야 한다. 그 연대의 증거가 관자놀이 프로젝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만들어진 음악의 컨셉이 아니라, 함께 모여서 기획하고 음반을 내는 행위 자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연대하기 위해 결과물을 슬쩍 공개한다. 우리가 스스로 이만큼 했다고 자랑해보고 싶기도 하다. 거대자본의 힘을, 위 세대의 걱정을 입지 않고서도 음반을 낼 수 있었다. 이러한 시도가 다른 곳에서도 이뤄지길 바란다. ‘관악’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충분히 있기에, 공간적인 파장을 가진다면 더 좋을 것이다. 거창한 욕심도 하나 있는데, 이 음반이 CD 한 장을 넘어 학생사회와 대안사회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어디까지나 기획자의 꿍꿍이다. 뮤지션의 입장에서는 끝까지 들어만 줘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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