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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 CD

레이블 : Nibariki
바코드 : 8805636021601
출시일 : 2004/05/06
장르 : OST
상태 : 품절
판매가 : 16,100
할인가 : 12,400 원 (120)
수량 :
01 ) 어느 여름날
02 ) 통로
03 ) 아무도 없는 음식점
04 ) 밤이 다가온다
05 ) 용의 소년
06 ) 보일러 벌레
07 ) 신들
08 ) 유바바
09 ) 온천장의 아침
10 ) 그날의 강
11 ) 일은 힘든법이야
12 ) 오물의 신
13 ) 센의 용기
14 ) 밑빠진 구멍
15 ) 카오나시 (얼굴없는 요괴)
16 ) 6번째 역
17 ) 유바바의 광란
18 ) 연못 아래의 집
19 ) 또 다시
20 ) 돌아가는 날
21 ) 언제나 몇번 이라도 - Kimura Yumi 
1. 시놉시스
열 살배기 어린 소녀 오기노 치히로(荻野千尋)는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새로 이사 갈 시골집으로 향한다.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앞둔 그녀는 모든 것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길을 잘못 들어 이상한 터널 앞에 서게 됐을 때도, 호기심 많은 부모님과 달리 치히로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터널 안쪽으로 들어가기가 싫다. 결국 터널을 지나게 된 그들의 앞에는 짓다 말아 폐허가 되어버린 놀이공원이 펼쳐져 있다. 여름날 오후의 텅 빈 놀이공원은 알 수 없는 고요함으로 가득 차 있지만 부모님은 마냥 들떠 신나 하는 모습이다. 음식 냄새를 따라간 그들은 풍성한 먹을거리가 차려져 있는 한 식당에 들어간다. 뭔가에 홀린 듯 먹는 것에만 열중하는 부모님을 뒤로하고 치히로는 밖을 둘러보러 나간다. 묘한 적막 속에 움직이는 거라곤 아무 것도 없는 거리와 언덕을 거닐던 치히로 앞에 갑자기 한 소년이 나타나, 어두워지기 전에 이곳을 나가지 않으면 영영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미 날은 저물어가고 있고 거리에는 유령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식당으로 달려가니 부모님은 돼지로 변해 있는 상태다.
이 이상한 세계에 갇혀버려 어쩔 줄 모르는 치히로를 도와주는 이는 낮에 만났던 소년이다. 하쿠(ハク)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마녀 유바바(湯婆婆)가 주인으로 있는 온천장(油屋; 아부라야)에서 일을 해야만 한다고 말하고 치히로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하쿠가 일러준 대로 보일러실의 가마할아범(釜爺; 가마지이)을 찾아간 치히로는 그의 도움을 받아 유바바에게 간다. 치히로의 끈질긴 부탁에 유바바는 마침내 치히로에게 센(千)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주고 온천장의 잡일을 맡긴다. 하쿠는 센에게 자신의 원래 이름을 잊어버리면 인간 세계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온천장은 밤마다 온갖 신들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는 장소이다. 힘겨운 일들이 이어지지만 그녀는 동료인 린(リン)과 유독 그녀에게 친근함을 보이는 얼굴 없는 요괴(カオナシ; 카오나시)의 도움으로 잘 적응해간다. 어느 날 밤 심한 악취를 내뿜는 오물의 신(オクサレさま; 오쿠사레사마)이 온천장을 찾아오고, 그를 맡은 센은 성심껏 물을 갈아주는 등 노력을 한다. 오물의 신의 정체는 강의 신이었고 그는 센의 정성에 대한 보답으로 그녀에게 환약을 선물한다.
온천장은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오물신 소동 이후, 포악스러워진 카오나시는 금을 만들어내 종업원들을 유혹하여 잡아먹으며 온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다. 그런 와중에 센은 하늘을 나는 흰 용이 큰 상처를 입고 유바바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그를 쫓는다. 그녀는 용의 정체가 변신한 하쿠이며 유바바의 명을 받은 그가 유바바의 쌍둥이 자매인 제니바(錢婆)의 도장을 훔쳐오다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강의 신으로부터 받은 환약으로 하쿠를 위기에서 구하고 카오나시를 진정시킨 센은 하쿠를 살려내고 부모님을 인간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제니바가 살고 있는 곳으로 향한다. 센과 함께 편도 열차를 타고 길을 떠난 이들은, 제니바의 마법에 걸려 뚱보 쥐(坊ネズミ; 보우네즈미)로 변한 유바바의 어린 아들 보우(坊)와 작고 볼품없는 하에도리(ハエドリ)로 변한 유바바의 새 유버드(湯バ-ド), 그리고 카오나시이다.
그 동안 의식을 되찾은 하쿠는 유바바로부터 아들 보우를 찾아오면 센과 부모를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센을 데리러 제니바의 집으로 온다. 하쿠와 함께 돌아오던 도중 센은 하쿠가 자신이 어린 시절 물에 빠졌을 때 목숨을 구해준 물의 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하쿠 역시 그 동안 잊고 있었던 본명을 기억해낸다. 여러 마리의 돼지들 중 부모를 가려내라는 유바바의 시험을 통과한 센은 아빠, 엄마와 함께 무사히 자신의 일상 세계로 돌아온다.

2. 일본을 넘어 세계로
2001년 7월 20일, 미야자키 하야오(宮崎 駿)의 여덟 번째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隱し; 센또 치히로노 가미카쿠시)'이 개봉되었다. 개봉 당시부터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던 이 작품은 2,400만 명 이상의 어마어마한 관객을 동원하여, 1998년 '타이타닉(Titanic)'이 세웠던 1,670만 명을 가볍게 뛰어넘고 일본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새롭게 세웠으며('타이타닉' 이전에 최고의 흥행작은 1,430만 명을 기록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1997년 작 '원령공주(もののけ姬; 모노노케히메)'였다), 극장 흥행 수익으로만 304억엔을 벌어들였다. 또한 미국 개봉 당시 이 작품은 로스앤젤레스 비평가 협회와 전미 비평가 협회 등으로부터 '올해의 영화'에 선정되는 등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2002년 2월 개막된 제5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고 2003년 3월의 제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하여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사실 이러한 엄청난 성과는 어느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전편에 깔려 있는 것은 지극히 일본적인 색채 아니던가.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은 일본식 목욕탕과 여관이며 등장하는 귀신들 역시 일본의 설화와 토속 신앙에 기초한 캐릭터들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미 '이웃의 토토로(となりのトトロ; 토나리노 토토로)'('88)와 '원령공주'를 통해 일본의 농촌과 자연 또는 고대 일본의 모습과 생활양식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 작품은 언뜻 '일본인들만을 위한 정서'로 가득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의 어느 작품들보다도 강한 일본 색을 띤다. 영화 내내 '서구적'(보편적인 현대의 정서)이라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치히로와 그녀의 부모가 입고 있는 옷과 아우디 승용차, 보일러실의 기계들, 유바바의 방을 채운 장식물들, 그리고 2량짜리 기차 정도이다. 그 외에는 등장인물들의 복식이나 전통가옥들, 방과 욕탕의 구조, 음식과 글자 등 일본인이 아니면 친숙해지기 힘든 요소들이 영화를 가득 채우고 있다. 때문에 영화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스튜디오 지브리(Studio Ghibli)의 세계 배급사인 부에나 비스타(Buena Vista)는 이 작품을 미국에서 개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제작사인 지브리 측에서도 해외 상영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베를린 영화제에서의 그랑프리 수상과 놀라운 흥행 기록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2002년 가을, '토토로'와 '모노노케히메'에 열광했던 미국인들이 '센과 치히로'의 모험에 동참하게 되었고, 결국 아카데미상 수상이라는 결과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의 개봉 제목은 'Spirited Away'이다.)

3. 상상력의 보고(寶庫)
이 작품이 세계인들의 정서를 잡아 끌만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면 그건 물론 이국적이고 낯설기만 한 캐릭터에 있지 않다. 유약한 어린 소녀의 성장드라마라 할 수 있는 이야기의 전개와 자아 또는 정체성에 대한 문제, 그리고 서양의 대표적인 기존 판타지물을 연상케 하는 친숙한 구성이야말로 보다 보편적인 감흥 유발의 요소일 것이다. 사실 이 작품의 구성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나 '오즈의 마법사(The Wonderful Wizard Of Oz)'를 연상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거기에 정체성의 변화, 더 나아가 초월적인 힘을 가져다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의 '이름'이라는 철학적인 질문, 그리고 (성장드라마라는 형식을 차용하여)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감정이입의 속도를 늦춤으로써 오히려 극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탁월한 연출력 등은 이 작품이 단순히 일본적인 전통이 강조된 요소들만을 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지니는 뛰어난 점으로 그 상상력의 기상천외함을 꼽을 수 있다. 물론 미야자키 하야오는 20여 년 이상의 세월 동안 여러 작품들을 통해 치밀한 각본 위에 펼쳐지는 놀라운 상상력과 아이디어의 기발함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 작품에서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지니는 매력은 기존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흥을 선사해주기에 충분하다. 우선 주인공인 치히로는 전혀 주인공답지 않은 외모와 성격의 소유자다. 커다란 얼굴에 과하게 넓은 미간, 낮은 코, 거기다 기형적이다 싶을 정도로 가느다란 팔과 다리는 짜증과 불만과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유약함으로 가득한 그녀의 성격을 고스란히 말해주는 듯하다. 그런데 이렇듯 친근감과는 거리가 먼 치히로라는 캐릭터는 센으로 거듭나면서 완전히 다른 인물로의 변모를 이룬다. 부모에게 투정을 부리고 겁에 잔뜩 질려 계단조차 제대로 밟지 못하던 치히로는, 오물의 신을 맞이하여 투철한 직업정신을 발휘하며 카오나시에게 보이는 자상함과 하쿠를 구하기 위한 커다란 용기를 지닌 센으로서 완벽한 주인공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열 살'이라는 나이에 부여한 의미와도 상통하는 내용이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 그 세계를 이루는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아 가는 열 살 무렵의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라는 그의 의도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6개의 팔을 자유자재로 놀리는 가마할아범이나 2등신의 희극적인 외모를 지닌 마녀 유바바(그녀가 망토를 뒤집어쓰고 하늘을 나는 장면은 얼마나 기발한가!),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지니는 카오나시 등 주요 등장인물들 외에 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여러 캐릭터들이 눈길을 끈다. 유바바의 방에서 굴러다니는 세 개의 머리(頭; 카시라), 온천장의 손님으로 묵고 있는, 왠지 토토로를 연상케 하는 무의 신(おしらさま; 오시라사마), 온천장의 약삭빠른 시중꾼 개구리(靑蛙; 아오가에루), 그리고 '이웃의 토토로'를 통해 너무도 친숙한 보일러실의 숯검댕이 귀신들(ススワタリ; 스스와타리) 등 웃음을 머금게 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폭소를 유발하는 것은 유바바의 아들 보우가 변한 뚱보 쥐 보우네즈미와, 그와 콤비를 이루는 새 하에도리이다. 마녀 제니바의 마법으로 모습이 변한 이들은 센과 함께 여행길에 오르는데, 다소 느슨해진 듯한 극의 후반부에 더할 수 없이 적절히 배치되어 훌륭한 조연의 역할을 한다. 이렇게 '존재하지 않는 것들'에 생명을 부여하고 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역할을 맡김으로써 자연스러우면서도 치밀한 판타지의 탄생을 가능케 하는 능력이야말로 미야자키 하야오만의 힘이라 할 수 있다.

4. 미야자키 하야오의 동반자, 히사이시 조(久石 讓)
이 작품의 탄탄한 이야기 구조나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럽고 또 극히 아름다운 색채가 이루어내는 빼어난 영상미에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원한 동반자인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다. 그의 음악은, 흔히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림과 색채와 이야기를 통해 완성한 완벽한 판타지와 동격으로 여겨질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히사이시 조는 1984년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작업한 첫 작품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風の谷のナウシカ; 카제노 타니노 나우시카)'를 필두로 '천공의 성 라퓨타(天空の城ラピュタ; 텐시노 시로 라퓨타)'('86), '이웃의 토토로', '마녀의 특급배달(魔女の宅急便; 마죠노 타큐빈)'('89), '붉은 돼지(紅の豚; 쿠레나이노 부타)'('92), 그리고 '원령공주' 등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제작된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든 작품들에서 음악을 담당해왔다.
1950년 나가노현에서 태어난 히사이시 조는 4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으며 1969년에 일본 국립음악대학 작곡과에 입학을 했다. 재학 시절 그는 현대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는 미국의 전위음악가들인 필립 글래스(Philip Glass)나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 등으로 대표되던 미니멀리즘(minimalism; 최소한의 음악적 단위를 반복함으로써 음악 전체를 이끄는 방식)이 유행을 하던 시기였다. 이 조류의 커다란 영향을 받은 그는 팝과 재즈, 클래식 등의 여러 요소를 받아들여 그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단순화한 특유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1982년 작 [Information]으로 평론가들과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된 그는 이후몇 편의 광고 음악과 TV 다큐멘터리 음악을 통해 작곡가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세운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와 작업을 하면서부터이다. 1983년, 미야자키의 동료인 다카하타 이사오(高畑 勳)의 소개로 미야자키 하야오와 첫 만남을 가진 히사이시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앞두고 있던 만화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의 이미지 앨범의 제작을 의뢰 받는다. 그리고 그 작업은 미야자키 하야오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이후 미야자키는 자신의 모든 작품들의 음악을 히사이시 조에게 맡겼고, 이 탁월한 두 재능의 결합으로 인해 더할 수 없이 완벽한 작품들이 완성될 수 있었다.
명실공히 일본 최고의 작곡가로 인정받게 된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외에도 일본 영화계의 거장 기타노 다케시(北野 武)의 작품들인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あの夏, いちぱん靜かな海)'('92)와 '소나티네(ソナチネ)'('93), '키즈 리턴(キッズリタ-ン)'('96), '하나비(Hana-Bi)'('97), '키쿠지로의 여름(菊次郞の夏)'('99), 그리고 '브라더(Brother)'(2001)의 영화음악을 담당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외에도 정력적인 활동으로 꾸준한 솔로 앨범과 다양한 영화음악 작업을 해왔으며 그의 여러 작업들은 (1992년에서 1994년까지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음악상 3년 연속 수상을 비롯하여) 일본 내의 숱한 음악상 수상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자신이 직접 '쿼텟(カルテット)'이라는 음악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음으로써, 뛰어난 작곡가이자 편곡자, 제작자, 지휘자, 피아니스트라는 다양한 재능 외에 영화감독으로서의 경력까지 가지게 되었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에는 단순하면서도 풍성한 감정이 담겨 있다.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은 특유의 음악 양식은 그저 형식적인 스타일에 머무르지 않고, 그 간결한 음계 사이사이에서 배어 나오는 낭만적인 감성을 특징으로 한다. 즉 세련된 테크닉을 자유자재로 구사해내는 동시에 다채롭고 풍요로운 멜로디를 중심에 배치함으로써 듣는 이에게 더할 수 없는 친근함을 전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영상, 즉 화면에 펼쳐지는 다양한 이미지와의 일체감과 조화이다. 완벽주의자들인 미야자키 하야오나 기타노 다케시가 히사이시와의 작업을 고수하는 이유는, 그의 음악이 영상과 지극히 잘 어우러지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역동성과 따스함을 동시에 표출하기 때문이다. 그가 표현하는 음악은 다채로운 감정의 섬세한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으며 그로 인해 영화를 보는 이들의 상상력은 자연스럽게 자극된다. 그것이 바로 히사이시 조가 들려주는 음악의 매력이요 힘이다.

5.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히사이시 조와 미야자키 하야오 콤비의 일곱 번째 작품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역시 그러한 그의 모든 특징이 여실히 녹아들어 있는 영화다. 미야자키와의 다른 모든 작품들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작업에 앞서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한 이미지 앨범을 완성한 후 본격적인 음악 작업에 들어갔다. 전반적으로 기존의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에 삽입된 곡들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데(특히 몇몇 곡들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 쓰인 선율을 연상케 한다), 곡들은 대체로 스케일 큰 오케스트라 연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역동적이고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피아노와 키보드로 표현되는 특유의 긴장감과 때로 서정적이고 때로 장난스럽기까지 한 밝고 가벼운 멜로디는 극의 내용과 상황에 적절히 배치되어 영화에의 깊은 몰입을 가능하게 했다. 물론 사운드트랙의 음악들은 그 제목에 걸맞게, 영화의 각 장면들을 눈앞에 선명하게 불러올 정도로 시각적인 이미지를 제공해준다.
앨범에 포함된 스무 곡의 연주곡들은 전반적으로 히사이시 조 특유의 색채가 잘 녹아든 탁월한 작품들이며 대체로 밝지 않은 어두운 분위기와 색채를 띤다. 이는 물론 가볍지만은 않은 영화 자체의 내용과 분위기 탓일 터이지만,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담아내는 음울하고 무거운 이미지 또는역동적인 움직임과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화려한 구성 등은 듣는 이에게 짜릿한 감흥을 선사해주기에 충분하다. 맑은 피아노 연주가 이루는 아름다운, 그러나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선율과 후반부의 급박하게 전개되는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서막을 표현하는 'あの夏へ(아노 나츠에; 그 여름날에)'를 비롯하여,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이 마음을 감싸오는 'あの日の川(아노 히노 카와; 그날의 강)'과 'ふたたび(후타타비; 또 다시)' 등은 무척이나 돋보이는 곡들이다. 그 외에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특유의 리듬감과 멜로디로 재미있게 표현한 'ボイラ-蟲(보이라 무시; 보일러 벌레)'와 '神さま達(카미사마다치; 신들)'과 같은 곡들도 아주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사운드트랙의 백미(白眉)를 꼽으라면 유일한 보컬 곡이며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에 사용된 키무라 유미(木村 弓)의 아름다운 노래 'いつも何度でも(이츠모 난도 데모; 언제나 몇 번이라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키무라 유미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을 한 작품으로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멜로디와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듣는 이를 잔잔하게 압도한다. 노래가 다 끝난 후, 자신도 모르게 입으로 후렴구의 스캣을 흥얼거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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