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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ie Lennox (애니 레녹스) CD / Songs Of Mass Destruction

레이블 : SonyBMG
출시일 : 2007/10/02
장르 : Pop-Rock
상태 : 판매중
판매가 : 15,000
할인가 : 13,400 원 (120)
수량 :
01 ) Dark Road
02 ) Love Is Blind
03 ) Smithereens
04 ) Ghosts In My Machine
05 ) Womankind
06 ) Through The Glass Darkly
07 ) Lost
08 ) Coloured Bedspread
09 ) Sing
10 ) Big Sky
11 ) Fingernail Moon  
Nostal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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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nie Lennox Collection
애니 레녹스(Annie Lennox) [Songs Of Mass Destruction]

남성적인, 그러나 너무나도 여성적인


요즘에는 어디에서든 ‘남자답다’, ‘여자답다’는 말을 꺼리는 분위기다. 여성의 인권이 신장하면서 차이가 혹 차별을 만들지 않을까에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특정 성별의 특성에 조금 더 가깝다는 그 말은 현재 후천적 성 모델로 인간을 판단하는 편견의 잣대로 변하여, ‘무엇답다’는 말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것이 진리로 여겨질 때든, 아니면 편견으로 치부될 때든 성의 테두리를 초월한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규정한 양성의 매력을 모두 갖고 있는 경우가 그렇다. 과거 뉴웨이브 그룹 유리스믹스(Eurythmics)의 프론트 우먼이었던 애니 레녹스(Annie Lennox)도 그에 속한다. 유리스믹스 때부터 중성적인 외모와 목소리로 주목을 받았던 그녀는 음악적 강약의 사이를 누구보다도 마음대로 누비곤 한다.

이러한 모습 탓인지 애니 레녹스는 여전사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그것을 잘 알고 있다. 1995년에 공개한 2집 [Medusa]에서 전부 남성의 노래만을 리메이크 한 것 역시 이러한 자기만의 블루오션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기에 나타날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그녀에게 그래미 최우수 여성 가수상을 안겨준 더 러버 스피크스(The Lover Speaks)의 ‘No More "I Love You's"’나 프로콜 하럼(Procol Harum)의 ‘A Whiter Shade Of Pale’, 클래시(Clash)의 ‘Train In Vain’ 등이 그녀 자신의 작품 못지않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조금 과장한다면 여성에게서 분출되는 마초의 향기가 묘한 상승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한 4집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여전히 담겨 있다. 4년 만에 발표한 신작 [Songs Of Mass Destruction]은 말 그대로 ‘거대한 파괴의 노래’로 점철되어 있다. 그 파괴는 능동과 피동의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가치가 파괴되어가는 현실에 대한 분노와, 그러한 지금의 세상을 무너뜨리고 재건하고자 하는 의지가 함께 들어있는 것이다.

그저 개인의 차원에 머무른 감정 표출이 아닌 이상, 그녀는 자신의 메시지를 강하게 나타내야 한다. 애니 레녹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녀의 음악을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애니 레녹스 특유의 중성적 목소리가 더해져 록이 중심이 된 [Songs Of Mass Destruction]이 탄생했다. 2003년에 발표된 전작 [Bare]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자 일렉트로닉을 위시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네 편협한 기준으로는 [Songs Of Mass Destruction]이 남성적일 수밖에.

새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애니 레녹스가 가진 폭발력이다. 첫 싱글이자 앨범의 문을 여는 ‘Dark Road’부터가 그렇다. 편안한 팝의 형식으로 귀에 차분히 감기다가 중반 이후에 들어서면서 비트와 함께 강렬하게 터져준다. 애니 레녹스와 궁합이 맞는 사람이라면 초반부에는 그녀의 목소리에 녹아들다가 그녀의 힘이 드러날 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낄지도 모른다.

[Songs Of Mass Destruction]에 수록된 대부분의 음악이 이렇게 폭발을 통한 마음의 동요를 노렸다. 유려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는 ‘Smithereens’도 첫인상에 혹해서는 안 된다. 서서히 록의 단단함이 음악에 흘러들어오고, 코러스와 스트링이 겹쳐지면서 대곡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마치 밀고 당기기에 능한 선수와 연애를 하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우리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거미줄에라도 걸린 양 속수무책이다.

유리스믹스 시절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 같은 프로그래밍으로 주조된 ‘Coloured Bedspread’ 역시 마찬가지다. 음향 속에서 신비함으로 무장하고있다가 한 순간에 갈라지며 그녀가 전면에 드러날 때, 우리는 진정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마주하게 된다. 그 화려한 연출과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그녀가 하고자 하는 말에 자연스럽게 귀가 간다.

참 유혹적이다. 겉만 본다면 지극히 남성적이면서도, 그 속내는 매력적인 여성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듣는 이들을 끌어들이는 힘도 그렇고 음악을 풀어내는 능력도 그렇다. 꼭 요염한 암고양이 한 마리를 보는 것 같다. 분명 이러한 그녀만의 특징은 계산된 것이 아닐 것이다. 설혹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우리에게 거부 할 권리조차 주지 않는다.

메이저와 마이너, 빠름과 느림, 강함과 여림 사이에서 철저하게 자신의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보여주는 애니 레녹스의 음악 세계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스트레이트한 어법에 은근한 부드러움이 묻어 있는 ‘Love Is Blind’, 신디 로퍼(Cyndi Lauper) ‘She Bop’을 떠오르게 하는 리듬 패턴을 가진 ‘Ghosts In My Machine’, 중간에 랩이 삽입된 밝은 팝록 ‘Womankind’가 그녀가 가진 양(陽)의 모습을 대표하는 곡들이다.

특히 ‘Womankind’는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노래한다. 토리 에이모스(Tori Amos)가 올해 발표한 [American Doll Posse]에서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근원을 여성성에서 찾은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애니 레녹스 역시 어둠에 잠식당한 세상과,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성성에 더욱 집중하고자 한 것 같다. 물론 남성적인 표현방식으로 말이다.

젖어드는 프로그래밍과 함께 나긋하게 펼쳐지는 ‘Through The Glass Darkly’, 편안한 피아노를 바탕으로 한껏 웅크리고 있는 노래 ‘Lost’, 마이너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이끄는 ‘Big Sky’, 대미를 장식하는 ‘Fingernail Moon’이 이번에는 음(陰)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녀가 아무리 투사의 모습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깊은 속내는 섬세한 감성의 바다가 물결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그녀가 가진 음악적 힘의 원동력은 동양에서 흔히 말하는 음양의 조화인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조화의 미학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이 ‘Sing’이다. 그동안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왔던 애니 레녹스는 넬슨 만델라에 헌정하는 ‘46664 콘서트’와 에이즈를 방지하고자 힘쓰는 ‘Treatment Action Campaign’과 함께 그녀가 아프리카를 위해 노력했던 결과물로 ‘Sing’을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강인하고 선동적이면서도 아프리카 전통 음악의 흔적을 넣는 섬세함을 통해 감동을 이끌어낸다. 암묵적인 성의 범위를 의식하지 않고 다방면으로 뻗어나가고자 한 그녀의 역동성이 빛을 발한다.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공공연하게 나타나는 지적이지만, 어쩌면 우리는 더없이 자유로운 영혼들을 성이라는 제약 안에 일부러 가둬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생물학적 차이가 있으므로 남성과 여성은 분명히 다른 개체겠지만, 사회적 성격을 그 안에 대입하기에는 우리가 가진 사유와 행동의 범위가 너무나도 넓다. 그래서 양성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일탈을 꿈꾸는 예술인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애니 레녹스 역시 그런 뮤지션이다. 유리스믹스 시절까지 생각하면 벌써 데뷔 26년 차인 이 여장부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네 번째 솔로앨범 [Songs Of Mass Destruction]에서도 절대 범상치 않다. 성의 영역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존재가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며 오늘도 그녀는 유토피아를 그린다. 탈선이라는 단어가 무의미할 정도로 모두를 품을 수 있는 따뜻한 세상. 남자에게든 여자에게든 그녀의 음악이 감동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신혜림 (snow-forget@hanmail.net)
제공:소니비엠지뮤직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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