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가 중심이 되는 영산회상은 조선시대에 선비들이 즐기던 대표적인 줄풍류음악이다. 영산회상은 그 연주방법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붙이는데 보통 가장 길게 연주하면 상령산·중령산·세령산·가락덜이·상현도드리·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의 9곡에 도드리(수연장지곡)와 천년만세를 붙여 연주하며 이를 가즌회상이라고 한다.
박희정은 정악·산조·현대창작곡등 거문고음악의 전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중견연주자이다. 이번 음반에 연주된 거문고 줄풍류는 이왕직아악부의 아악수장이었던 송사이수경의 탄법을 계승한 것으로 영산회상에 신묘하고 정대한 탄법을 지녔다는 거문고 三絶중 이병문의 가락과 탄법이다. 흔히 영산회상이 덤덤하고 한가로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호방하고 절제된 화려함이 돋보이는 善彈이었다고 한다. 그의 음악은 운초장사훈에게 운초는 수제자인 조위민에게 전하여 오늘날 여러 제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그러한 음악적 특징을 이은 이 음반은 박희정의 가즌회상 독주회 실황음반이다. 특히 하현도드리·타령·군악·계면가락도드리에 나타난 모든 해탄가락이 연주되었으며 장대한 호흡의 곡으로서 실황음반으로 나왔다는 것이 그 가치가 높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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